오월을 기억하는 방법 극단 토박이 | |
작성일 : 2021-12-28 조회 : 478 | |
해외여행을 가서 현지에서 영화를 보거나, 오페라, 클래식 공연을 관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관람을 위해 특정 도시를 방문하기도 하고, 그 도시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전통극을 보기 위해 부러 시간을 내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감상한 공연 한 편은 평생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고 그 도시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 여행자에게 권해 주고 싶은 광주다운 공연이 있다. 극단 토박이가 올리는 창작 연극이다. 극단 토박이는 1983년 창단해 30여 년 동안 광주에서 연극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공연단으로 주로 ‘오월광주’를 주제로 창작극을 올린다. 그 시작은 박효선이었다. 박효선은 들불야학에서 활동을 했던 들불 7열사 중 한 명이다. 1980년 5·18 당시 도청사수대의 홍보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전남대학교 국문과 출신으로 전남대 극회에서 연극을 시작했고, 1983년 극단 토박이를 창단한다. 이어 1989년에는 전남대 정문 근처에 ‘민들레소극장’을 오픈했다. 98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하기 전까지 극단의 주축이 되어 창작 활동에 전념했던 극작가였다. 극단 토박이의 현재 본거지인 동명동의 민들레소극장을 찾았다. 그동안의 공연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었다. 4층에 있는 소극장은 100명~150명 규모였으나, 현재는 코로나 상황으로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진 않았다. ![]() 오!금남식당(2020) 토박이의 대표작인 <금희의 오월>은 연극으로는 광주 오월을 최초로 알린 작품이다. <청실홍실>, <모란꽃>과 더불어 오월 3종 세트라 불린다. 매년 5월이면 오월 창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데, 가장 오래 공연한 작품은 16년째 롱런하고 있는 <오! 금남식당>이다. 금남관 주인 오금남이 식당을 물려 줄 새 주인을 뽑기 위한 요리 경연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오금남의 한 맺힌 사연과 잊을 수 없는 오월광주 사람들이 만들어낸 맛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은 극단에서 매번 창작극을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2년에 한 작품 정도 만든다고. 주제는 오월광주 외에도 환경, 학교폭력 같은 시대적 키워드를 뽑기도 한다. “매년 5월에는 공연이 있습니다. 평일은 1회, 주말은 2회 정도 있으니 극장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극단 토박이에 직접 문의하시거나, 5·18기념재단의 홈페이지(https://518.org)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극단 토박이의 오월 공연은 대부분 무료다. 평소에 올리는 연극도 대부분 만원에서 이만 원을 넘지 않는다. 30년 가까이 해온 일이지만 아직도 토박이를 모르는 시민들도 많다. 때론 언제까지 오월타령이냐며 타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사명감을 가지고 오월광주를 알리는 작지만 위대한 일을 오늘도 묵묵히 해 나간다. 극단 토박이는 광주의 대표 브랜드다. 임해정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광주에 오시면 토박이 공연은 꼭 한 번 보고 가십시오. 5·18민주화운동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은 광주 연극인으로서의 숙명이자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여기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니까요.”
민들레소극장 동구 동계천로 111 062-222-6280 @tobaki_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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