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오월을 걷자

광주 사적지(29개소)



제28호 전일빌딩은 알고 있다. 공중 사격의 증거!
전일빌딩
광주 동구 금남로 245

 전일빌딩은 1968년 12월 10일에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건립되었다. 이를 설계한 건축가는 조동희와 오무송이었다. 1974년과 1980년에 증축과 확장을 하여 현재와 같은 10층 건물로 변모했다. 전일빌딩은 1980년 당시 전남도청 정면에 위치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금남로 1가 1-1번지에 위치하여 상징성이 컸다. 본래 이곳에는 광주서석초등학교의 전신인 광주공립보통학교가 있었다. 이 학교는 1927년 동구 서석동으로 이전했고, 이후 「전남일보」사옥이 들어섰다. 1971년에 광주ㆍ전남지역 민영방송인 「전일방송」이 약 9년간 입주했다.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에 의해 「전남일보」와 「전남매일신문」은 「광주일보」로 통합되었고, 전일방송은 광주KBS에 합병되었다.


 5·18민중항쟁 시기 전일빌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도청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전략적 요충지였고, 언론사와 방송국이 입주하여 계엄당국의 주시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비상계엄이 확대 실시되기 전인 5월 14일 저녁 7시경 제31사단 제96연대 제1대대의 병력 일부가 전일빌딩에 배치되었다.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이날 가두로 진출하여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민족ㆍ민주화성회’를 개최하고 저녁 6시경 귀교했던 점을 고려하면, 학생들이 떠난 직후에 군인들이 전일빌딩에 들어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일빌딩은 계엄군이 도청 일대를 경계하던 무렵에는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전일빌딩은 5·18민중항쟁 기간 동안 대체로 계엄군과 경찰의 방어선 내에 있었다. 5월 21일 이 방어선이 분수대와 도청 외곽선으로 후퇴하면서 시위대의 일부가 전일빌딩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일빌딩 건물 그 자체보다는 「전남일보」와 「전일방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함을 규탄하려 했다. 전일빌딩은 내ㆍ외신 기자들이 머물며 5·18민중항쟁을 취재 및 보도하는 거점으로 활용되었다.


 계엄군이 철수하고 학생과 시민이 전남도청을 점령한 국면에 전일빌딩은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전일빌딩 외벽에는 사망자 명단 등 벽보가 부착되었으나, 건물 자체를 항쟁의 거점으로 활용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5월 26일 계엄군의 재진입 소식이 들려오자, 항쟁지도부는 전일빌딩을 전략적으로 재고했고, 전일빌딩 옥상에 시민군을 배치했다. 제11공수여단 제61대대가 전일빌딩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전일빌딩은 5·18민중항쟁의 한 복판에 위치했으나, 다른 건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활용도가 낮아 사적지로 지정되지 않았다. 2011년 광주광역시 산하 광주도시공사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주차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전일빌딩을 매입했다. 광주광역시는 전일빌딩을 리모델링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는데, 안전점검과 현장 검증을 하는 중에 총탄 자국이 발견되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4차례 의뢰하여 전일빌딩을감식한 결과 193개의 탄흔이 확인되었다.

 

 광주광역시는 2017년 2월 「5ㆍ18진실규명지원단」을 발족하여 전일빌딩의 탄흔 발생 원인과 헬기 사격 등을 조사하도록 하고, 5월 15일 (다음과 같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980년 5월 27일 04:00∼05:30분경 제1항공여단 제61항공단 예 202, 203대대 소속 UH-1H 헬기 1대가 제11공수여단 제61대대 제2지역대 제4중대의 전일빌딩과 광주YWCA 진압작전을 지원ㆍ엄호하기 위해 호버링 상태에서 본 기종에 장착된 도어건 M60 기관총으로 전일빌딩 10층 등 건물 전면부에 수백 발의 공중 사격을 했다.’


 광주광역시는 전일빌딩에 개축에 관한 일체의 계획 추진을 중지하고, 2017년 8월 11일 사적지 제28호로 지정ㆍ고시했다. 사적지로 지정됨에 따라 원형을 보존해야 하는 가장 우선시 되게 되었다. 전일빌딩은 감식 때 발견된 245발의 의미와 번지수 245번지임을 고려해 ‘전일빌딩245’로 2020년 5월 개칭하여 재개관하였다. 이후 25발의 총탄흔적이 추가로 발견되어 현재에는 270여발의 총탄흔적이 보존되어 있다.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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